열사를 두 번, 세 번 죽이고 또다른 죽음을 부르는가

- 최옥란 열사의 장례행렬 봉쇄와 기자회견, 분향소 침탈에 대한 경찰의 만행
을 규탄한다!!

경찰의 반인륜적 만행, 자신들이 어떤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아는가!

노제와 장례식을 치르지도 못하고, 최옥란 열사를 한줌의 재로 보내야 했던 것
이 바로 3월 28일이었다. 장애해방을 위해 매번 거리에서 온몸으로 투쟁의 의
지를 불태우고, 2001년 12월 '생존권 쟁취와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위한 명동
성당 농성을 하며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찾으려 했던 최옥란 열사가 돌아가
신 지 3일장을 치르는 날, 그 날을 경찰은 그냥 두고보지 않았다. 노제를 위
해 명동성당으로 가는 장례차량을 불법으로 노상구금하고 이에 저항하는 장례
위원과 유족들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폭언과 폭행을 저지르며, 열사의 마지
막 가는 길마저 무참하게 막아버렸던 것이 대한민국 경찰의 작태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들은  이를 알리는 3월 29일 기자회견을 방해했을 뿐만 아니
라, 3월 30일 민중대회가 열리는 종묘공원에서 열사의 정신을 기리려고 차렸
던 분향소를 무차별적으로 침탈하고 장례위원 5명을 폭력적으로 연행해갔다. 
장애인으로서, 수급권자로서 국가의 책임을 요구하다 죽어간 열사의 시신을 막
아서고 열사를 추모하는 분향마저 악랄하게 방해하며 열사를 두 번 죽이고 있
는 것이다. 대한민국 경찰이여, 도대체 자신들이 어떤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알고나 있는가!
  
수급권자들의 생존을 몰아세우는 게 국민의 정부인가!

최옥란 열사가 싸워왔던 생존권 문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의료급여 재정 안정화 대책」에는 "의료급여 수급권자
(과거 의료보호 대상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식대의 20%에 해당하는 비
용(하루 1,920원)을 환자에게 부담시킨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조치
가 시행된 지난 3월 1일, 병원에 입원해 있던 의료급여 수급권자들은 대거 퇴
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이 병원에 입원하지 않아도 먹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 굳이 병원에 입원하지는 않았을 것임에도, 하루 1,920원이 없어
서 퇴원할 수밖에 없는 수급권자들의 요구조차 채워주는 못하는 것이 생산적 
복지의 본질이다. 이들의 고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당장 4월 1일부터, 소화제 등 1,413품목의 일반약이 비급여품목으로 전환된
다. 건강보험 재정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올 초부터 많은 수의 의약품이 보험
급여 대상에서 제외되기 시작하면서, 수급권자들은 약국에서 약을 조제받을 
때 부담해야 되는 비용이 늘어나 약 조제를 포기한 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
었다. 이제는 그동안 보험적용으로 얻을 수 있던 약품조차 구하지 못해, 악화
되는 건강을 방치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한 달 생활비가 몇 만원인 이들에게는 병원 식대 천몇백원도, 약값 몇천원도 
생존을 가늠짓는 부담일 수밖에 없으며, 이들에게 보건복지부의 대책은 결국 
생명을 단축시키는 사전신호일 뿐이다. 눈 뻔히 뜨고 병원과 약국에 가지못한 
채 죽어가는 수급권자들을 '도덕적 해이'의 이름으로 처단하는 것이 과연 국민
의 정부가 할 짓이란 말인가!

열사를 두 번, 세 번 죽이고 또다른 죽음을 양산하려는가!

최옥란 열사 또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시행되면서 의료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유지하던 노점상을 접고 수급권을 택하도록 강요받았다. 허울좋
은 정부의 생산적 복지가 열사에게 줬던 돈은 단돈 26만원. 약값을 충당하고 
나면 생활비 한푼 남지 않는 이 돈으로 어찌 기본적인 생활이 보장될 수 있단 
말인가! 김대중 정부의 생산적 복지정책이 열사의 생존을 위협하고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도 부족해서, 이제 경찰은 열사의 노제와 장례식을 가로막으며 두 
번, 세 번 열사를 다시 죽이는 만행을 저지르는 것인가!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또다른 죽음을 예고하는 김대중 정부의 생산적 복지정책
에 강력히 반대한다. 또한 열사를 비롯한 빈곤층을 벼랑끝에 내몰았으면서도 
열사의 장례행렬을 가로막고, 이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방해하며 분향소까지 침
탈한 정권과 경찰의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이 사
태를 해결하기 위해 즉각 경찰청장을 비롯한 책임자를 파면할 것을 요구하며 
빈곤층의 생존권을 짓밟고 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독소
조항을 즉각 폐지하도록 요구하는 바이다. 

2002. 4. 2.

●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김성수 김용진 
변혜진 송미옥 신동근 우석균 임동규 임병묵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강만희 강
봉주 강홍구 고동환 고안나 공영미 김경선 김동균 김미숙 김미향 김미현 김민
경 김병학 김선기 김선아 김선영 김수영 김용산 김진숙 김진영 김현옥 남미숙 
남정아 류수진 류정태 리병도 문성희 박미란 박상훈 박유나 박정희 박재희 박
준용 박혜경 박혜경(2) 백은자 변은영 부안리 서재홍 서정필 선우윤숙 성시인 
신권희 신현정 신형근 안인숙 안정민 양계숙 양동일 양성혜 양정희 엄경자 오
현주 원남숙 유명순 유윤숙 유정희 육혜경 윤승천 윤종배 윤진경 이계영 이권
의 이란희 이모니카 이모세 이상호 이선옥 이소희 이승미 이승은 이예술 이용
석 이주영 이지숙 이현정 임선아 임소영 임옥란 임희원 장영혜 장정인 장지선 
전경림 정애랑 정진호 조미희 조수월 차인혜 최선화 최연 최운영 최인순 하성
주 홍미주 홍춘택 황성동 황순천 황청주 황해평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송
학선 김무영 안준상 전민용 전성원 김동근 이선장 김의동 정세환 곽정민 김철
신 고소영 고대호 최창균 양승욱 전양호 박길용 배강원 소종섭 강재선 문세기 
서대선 임종철 장현주 최덕형 홍관석 홍원집 김보희 정태환 전상운 김승태 조
관표 노양균 김성은 김기현 우승관 정성국 김용주 위유민 김종협 고재민 장묘
안 정상호 정달현 김형성 이미금 이선영 이종상 이충엽 박태근 안재현 이채택 
강동한 김영훈 박영규 김병재 최형림 조용훈 배석기 신희재 이창호 김재아 공
형찬 박상태 정갑천 장인호 고승석 이강주 송정록 한상현 권기탁 이춘봉 정연
호 이형재 김성윤 김세일 송필경 박현탁 정제봉 정진구 곽성순 김효정 김명섭 
박준철 권원달 홍석준 최성욱 김일훈 정상재 이형구 정정조 전장화 이희원 조
기종 정효경 박태식 김희준 조병준 오형진 노동건강연대 김태영 임상혁 주영
수 박두용 최은희 전수경 권영준 김용규 김태영 임 준 유성규 김재천 조성애 
조상연 기명 박선영 김은희 이종훈 박정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강병수 강
종문 권영준 김광식 김기락 김미정 김병준 김성태 김양중 김영준 김영진 김옥
주 김원영 김유호 김일식 김종구 김정범 김진국 김해룡 김현숙 김현식 김형섭 
노태맹 문강 민영돈 박경수 박종헌 박준명 박태훈 박태훈 배기영 백재중 백한
주 손신 송관욱 송광익 서홍관 신현정 심재식 엄두섭 염석호 오세철 유영진 유
은상 윤종구 이민창 이세일 이수연 이조우 이중규 이충열 임부돌 임재양 임정
수 전태희 전형준 정기현 정상훈 정이은정 정일용 정혜숙 주영수 하성호 하태
인 한동로 한태희 홍경표 김용익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차수련 정해선 한상태 
윤영규 이용길 현정희 이정미 박노봉 양건모 김연중 안혜영 이주호 장희연 전
동환 김미애 나영명 주미순 양미경 정원철 이병렬 방기원 최경숙 김성주 정상
은 김근례 김병수 이대연 참된의료실현을위한청년한의사회 최문석 정경진 양계
환 박용신 한창호 이경규 이승구 김일영 유인수 정채빈 이찬구 박징출 진상해 
길호식 홍학기 민무홍 장재혁 황지식 박용 조주흠 배기현 황홍구 구태훈 김성
효 김종훈 박상욱 우영식 엄상섭 이준관 강성호 강홍관 김희대 박길성 문필주 
이찬구 허현 류수봉 차대녕 이영미 김용성 김권희 형양기 김정필 이경로 임범
수 이재성 유성기 송기율 양선호 안철호
● 평등사회를위한민중의료연합  강동묵 강동진 강지
연 강종문 공정옥 구미진 권기한 권미란 권형주 김은현 김동숙 김보연 김선빈 
김소영 김영기 김영민 김이수 김정원 김재광 김재구 김정수 김정연 김종남 김
중석 김진경 김철호 김춘옥 김형렬 김홍만 도영경 문재영 문제혁 민혜경 박균
배 박병현 박주영 박주옥 배은영 배영희 배정란 배종인 서소영 선경윤 소병학 
송관욱 송흥석 신경화 안기옥 안종호 오미경 오주환 오재종 유남욱 은상준 이
덕희 이미금 이백윤 이숙견 이응래 이재은 이재준 이태영 이필휴 이혜은 임은
성 전성식 정경희 정병관 정혜주 정통령 조성식 조영민 최선영 최명현 최용준 
최중재 황선아 황승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