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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9 호 - 2003.06.16



5.28 사회복지 노동자 공동 5대 요구안 투쟁이 우리에게 남긴 것




   조회 : 2544 김지현(민중복지연대 복지현장팀)


이제 투쟁은 시작되었고 투쟁의 고삐를 어떻게 더 강하게 움켜쥘 것인가 그것이 남겨진 과제이다.


올 2003년, 희생과 봉사의 논리로 억압당하며 자신의 노동자성을 무참히 짓밟히고 희롱당했던 사회복지노동자가 스스로의 결집된 힘을 바탕으로 노동조합의 깃발을 올리기 시작했다.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과 한국자활후견기관노동조합의 출범은 사회복지노동자를 대표하는 단위를 꾸리고자 투쟁했던 기나긴 세월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감출 수 없는 벅찬 감동과 역사 그 자체였다. 그리고 5월 28일 사회복지노동자들은 사회복지노동현장 최초의 공동 연가투쟁을 계획하고 실천했다.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열린 사회복지노동자 공동 5대요구안 쟁취투쟁은
서울경인사회복지노동조합, 한국자활후견기관 노동조합, 서울지역일반노조 한시련분회, 부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노동조합, 에바다장애인종합복지관노동조합, 상애원노동조합, 군산나운종합사회복지관노동조합, 서산시사회복지시설노동조합, 금속노조 경기북부지역지회 성람분회, 대구산격종합사회복지관노동조합 등 전국 대부분의 노동조합이 참가해 공동의 요구를 모으고 공동의 실천을 조직해냈다.

이날, 사회복지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공동요구를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1.사회복지예산 현실화를 위해 노동조합을 포함한 특별기구를 설치하라!
2.사회복지노동자 임금 인상으로 인간다운 생활 보장하라!
3.근로기준법 준수하고 노동조건 개선하라!
4.자활후견기관간의 연대와 자주적 운영을 저해하는 2003년 평가안·차등지원 방침을 철회하고 4년째 -동결된 지원을 확대하라!
5.부천장애인종합복지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 노동조합 탄압 사업장 문제를 해결하라!

이상의 공동 5대 요구는 십수년간 누적된 사회복지 현장의 곪은 부위를 드러내는 가장 일반적인 지점이라고 판단된다. 즉 임금 및 근로조건, 평가방침 철회, 투쟁사업장 문제 해결 등의 사안은 그간 사회복지 현장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또는, 혀에 가시가 돋도록, 듣거나 외쳐야 했던 과제들이었다. 하지만 우리 귀와 혀의 혹사에도 불구하고 현안과제들은 거의 해결되지 않았다. 그리고 심지어 보건복지부는 노동조합이 건의한 5대요구안을 검토하고서 "공무원 대비 3%로 더 인상하여 임금을 현실화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을 것이 100% 확실하다"는 겁없는 솔직한 고백을 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복지노동자가 외쳤던 수많은 함성과 구호는 그 해결의 메아리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답답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5.28투쟁이 투쟁의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향후 사회복지노동조합의 미래에 대한 밝은 청사진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번 5.28투쟁은 사회복지노동자에게 많은 성과와 과제를 남겨주었다.
이번 투쟁은 그 동안 지역적인 한계를 극복하며 성실한 논의테이블을 꾸려왔던 전국사회복지노동조합(전국 사회복지노동조합의 연합체)이 실질적인 활동의 성과물을 남긴 투쟁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전국에 산재해있는 노동조합은 그간 격월에 한차례 정기적인 회의를 가지면서 서로의 현황을 파악하고 공동의 입장을 확인하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그간의 꾸준한 공동 활동이 이번 5.28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됐음은 자명하다. 또한 전국사회복지노동조합은 이후 사회복지 업종의 전국적 조직 건설이 목표가 될 때, 보다 더 그 역할과 책임이 분명해질 것이다. 그리고 논의수준으로 한정될 때 오는 한계들을 이러한 실천투쟁의 자리에서 극복해 나가고 공동의 입장과 상을 확인해 나간다면 이후의 전국조직 건설은 더욱더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올 것이다.

또한 5.28투쟁은 사회복지노동현장 최초의 연가투쟁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물론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근무하고 있는 시간 중에 집회를 개최해야 했기 때문도 있지만, 사실 이러한 투쟁계획은 아직 한번도 실천된 적이 없기 때문에 준비주체 역시도 상당한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참가하는 조합원 역시도 자신의 소중한 휴가를 사용해가며 집회에 참가해야 하는 부담과 조합원의 연가투쟁(물론 소수였지만)으로 인해 중단되는 사회복지서비스에 대한 부담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녹녹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사회복지노동자들은 사회복지노동조합 역사에 있어 최대의 인원을 조직해냈고 노동자가 모일 때 어떠한 힘이 발휘되는지 스스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

5.28 사회복지노동자 공동5대 요구안 투쟁은 투쟁의 끝이 아닌 시작이 되어야 한다.
스스로의 힘으로 조직해낸 400여명의 조합원 그리고 사회복지노동자의 압박에 조금씩 반응을 보이고 있는 청와대나 몇몇의 진보(소위 운동권)언론이 우리가 원했던 투쟁의 성과물이 아닌 것이다. 즉, 사회복지노동자는 자신들이 만들어낸 성과에 감탄하고 안주해서는 안된다. 이미 사회복지노동자들은 몇 차례의 1인시위, 사이버시위, 연가투쟁, 지도부삭발 등 할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을 동원했다. 하지만 아직도 조금의 미동도 하지않고 있는 보건복지부를 더욱더 압박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쟁점형성이 필요하다. 또한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여기서 자라는 아마도 화물연대겠죠) 청와대의 미동에도 과도한 평가를 접고 치밀한 계획과 준비를 해야 한다. 이제 투쟁은 시작되었고 투쟁의 고삐를 어떻게 더 강하게 움켜쥘 것인가 그것이 남겨진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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