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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3 호 - 2003.07.29



기초법 연석회의의 요구안과 2003년 기초법의 문제점




   조회 : 2357 윤수정(보건복지민중연대 사무국장)


빈곤층 주체의 목소리로, 기초법을 넘어 기본생활권으로


"기본생활권 쟁취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현실화를 위한 연석회의"(이하 기초법 연석회의)는 애초에 최옥란 열사의 농성에 결합한 몇몇 단체들이 모여 연석회의를 구성하고 기초법과 관련한 투쟁을 진행해 나가다가 2002년 하반기에 2003년 소득인정책제도의 비상식적인 기준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악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를 제안, 구성하여 활동해왔다. 공대위는 한시적으로 구성한 것이었으므로 2002년 말 공대위를 해소하고 다시 기초법 연석회의로 활동해왔다.


기초법, 여전히 투쟁이 필요하다.

기초법 연석회의에서는 기본적으로는 최저생계비 현실화요구와 더불어 자활, 의료, 교육, 노숙인, 장애인등 각 영역별, 주체별 요구안을 모아 '기초생활보장제도 제도개선 요구안'으로 정리하여 2003년 투쟁을 만들어가고 있다.

기초법 연석회의에서는 ▲수급권자의 범위와 복지예산 확대, ▲기초생활보장의 기준이 되는 최저생계비 현실화, ▲수급자 선정기준 및 생계급여 현실화, ▲자활사업의 실질화를 위한 자활지원제도 정립, ▲의료급여제도의 보장성 확대 및 빈곤계층에 대한 의료급여 수급권 부여, ▲교육급여 확대, 지원금액 현실화, ▲노숙의 기초생활보장 기준 마련, ▲장애인의 건강권과 일할권리 보장, ▲빈곤의 관리가 아닌 실질적 해결방안 마련등을 요구안으로 내놓고 있다.


기초법은 국민의 기초생활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시행 3년을 맞는 2003년까지 매년 시행령과 법안을 조금씩 변경해가면 그 개악을 거듭해 왔다. 기초법내의 독소조항과 실질적인 기초생활보장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을 그대로 남겨둔채로 말이다.
기초법 연석회의를 중심으로 모인 빈민, 장애, 노숙인, 의료급여 수급자, 자활 등 수급권 대상자 조직들은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기초법 상담과 자체 사업의 과정에서 기초법으로 보장받아야할 이들이 대다수 기초법의 보장 밖에 존재한다는 것을 목도하고 기초법에 대한 문제제기를 수없이 제기해왔다. 이제 기초법 연석회의를 통하여 주체들의 개별적인 하나하나의 요구가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기초법 연석회의의 요구안은 실제 이러한 단위들의 활동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며, 현실의 문제로서 제기되고 있다. 이들 수급권 주체들을 중심으로 기초법에 대한 투쟁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올해 2003년 기초법 투쟁에 있어서 의의라고 한다면, 수급권 주체들이 직접 나서는 투쟁이라는 점을 들수 있을 것이다.


소득인정액제도 실시로 인한 2003년 기초법의 문제점들

작년 정부는 소득인정액제도의 재산소득환산액 시행방안을 확정하였다. 소득인정액제도는 기존의 재산기준과 소득기준으로 이원화된 선정기준을 일원화시킴으로써, 합리적인 선정기준을 마련할수 있는 제도이다. 그러나 실제 2003년 제도의 적용 현실을 보면, 수급자 수를 조절하는 기제로 활용되어지고 있다.

2003년 실시된 소득인정액제도는 신규 수급자에게는 소득인정액 100%를 적용하는데 반하여 이원화된 기준에 의해 선정된 기존 수급자에 대해서는 올해 3/1을 적용하도록함으로써 기존 수급자의 급여 수준은 낮아지고, 신규수급자 선정에 있어서는 선정기준이 더욱 엄격해져서 작년 기준으로 수급자가 될 수 있었던 사람들도 올해는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소득인정액제도가 터무니없이 낮은 기본재산액과 비상식적인 초과재산의 소득환산율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게 되는 문제이다. 수급자의 총재산에서 기본공제액을 제외한 나머지 재산에 소득환산율을 곱한 금액이 소득환산액이다. 여기서 제시된 기본공제약은 농어촌은 2,900만원, 중소도시 3,000만원, 대도시 3,300만원으로 지역별 차이를 고려했다고 하나, 중소도시까지 폭등하는 전세값이나 자동차의 실거래가를 고려해본다면 기본공제약은 터무니 없이 낮게 책정되어 있다. 기본공제액이 낮게 책정되면 소득으로 환산되는 재산 규모가 커져 실제 생활과는 무관하게 수급자의 기준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소득환산율은 부동산 4.17%, 금융재산 6.26%, 자동차 100%를 적용한다. 이에 따르면, 실제로는 월소득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1천만원짜리 집이라도 있다고 한다면 월소득이 29만 천원으로 환산적용되어 수급액에서 삭감되어진다.

터무니없이 낮은 기본공제액과 비상식적인 소득환산율 적용으로 수급자에 들기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가난하게 되어야 한다. 뿐만아니라 재산기준과 소득기준은 가구원수와 전혀 무관하게 적용되고 있어 위장전입등으로 가족을 분산시켜 수급자를 유지하는 경우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작년 60세 기준으로 되어 있던 노인연령을 65세로 올려서 의료보호와 기초법 대상자를 떨어뜨리고 있다. 안그래도 열악한 노인복지의 수준을 노인연령을 조정함으로써 더욱 열악하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빈곤층 주체의 목소리로, 기초법을 넘어 기본생활권으로

2003년 기초법은 기존의 부양비간주제, 가족관계단절의 불인정, 추정소득부과등 독소조항을 그대로 두었으면서도 소득일정액제도의 시행으로 수급권자의 권리를 더욱 축소시키는 길로 가고 있다.

2003년 기초법 연석회의의 새로운 구성과 투쟁의 과정들은 각개 빈곤층의 목소리를 하나의 요구로 모아내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제 기초법의 독소조항과 장애요인을 하나씩 걷어내는 것과 더불어 빈곤층의 기본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로하는 것을 스스로 요구하고 쟁취해나가는 투쟁으로 나아갈 것이다.

 


  • 어느 81세 할머니의 쓸쓸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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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기(성동희망나눔 사무국장)

    복지사각지대의 현실

    지금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 1만불 시대에 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국가 비젼으로 제시하였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어느 정도의 사회보장제도가 갖추어진 곳이다. 국민기초생활을 보장하는 제도도 갖추어져 있으며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4대보험도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81세 노인이 제대로 치료도 거의 받지 못하고 보호자 1사람만 탄 장의사 차를 타고 쓸쓸히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 오늘 우리가 목격하는 현실이기도하다.


    김필란 할머니는 올해 81세이다.

    성수동의 5평짜리 부엌 한 칸과 방1칸 딸린 길가 단층 짜리 슬라브 집에서 살았다. 김할머니는 시집살이에 못 이겨 두 살 아들을 두고 집을 나와 혼자 살아 왔다고 한다. 성수동에서 90세의 이수철(가명) 할아버지와 10년 넘게 동거를 하며 살아왔다. 김 할머니는 이 할아버지가 지금 사는 집에서 홀로 사는 것이 안타까워 자주 찾아가 빨래도 해주고 식사 수발도 해주었던 것이 인연이 되어 동거했다고 한다.

    김할머니 부부는 그 동안 보증금 100만원·월세 10만원에 살아 왔다. 할아버지 큰아들이 보내주는 생활비 20만원과 동에서 주는 경로연금 3만원으로 두 부부는 생계를 유지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를 동에 의뢰를 했었으나 할아버지는 부양가족인 자식이 재산이 있어 수급권자 선정에 탈락됐다. 할머니도 마찬가지 이유였다. 수급권자 선정이 안되었기 때문에 건강진료도 거의 받지 못하였다.

    김 할머니는 5년전 중풍으로 한쪽 다리가 마비된 상황이었으며 거동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다. 수급권 독거노인들이 복지관을 통해서 제공되는 반찬지원써비스도 대상이 되지 못하였다. 자녀에게도 병환이 있는 김할머니를 부양할 것을 요구해 보았지만 '고부간의 갈등이 있어 힘들다'고 전해지고 있다.


    최근 김할머니 부부에게는 더욱더 안 좋은 일이 생겼다.

    살고 있던 집이 3개월 후 9월에 재건축이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었다. 당장 이사할 집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었다. 살기에 막막했던 김할머니는 '자원봉사자 손을 붙잡고 수급권자에 선정이 되면 천번만번 절하고 감사하겠다'할 정도였다. 그 소식을 들은 김 할머니는 보름 동안 시름시름 앓았다. 그러다 지난 일요일(6월 29일) 쓸쓸히 홀로 이 세상을 떠나셨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 동안 성동희망나눔에서는 매월 5만원의 결연 후원금을 김할머니 가정에 지원하였으며 주 2회 자원봉사자들이 가정봉사활동을 진행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만으로 김할머니의 죽음을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였다.
    이러한 상황에 목격하면서 현재 우리 국가의 사회안정망에 대해서 다시 돌이켜 본다. 바로 복지 사각지대의 문제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국민의 최저 생계보장이라는 획기적인 제도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러나 수급권자에 선정되지 못하면 이렇다할 국가차원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all or nothing'인 것이다. 즉 차상위계층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못한 현실이다. 김할머니에게 차상위계층에 제공될 수 있는 의료지원써비스라도 있었다면 병원 한번 못가보고 이 세상을 떠나는 이런 현실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노인복지서비스의 측면에서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독거노인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경우도 대부분 수급권자에 한정되어 있다. 이 또한 부족한 복지 인프라 자원에서 어쩔 수 없는 한계로 볼 수 도 있겠지만 이렇게 자식이 있음에도 전혀 부양을 받지 못하는 독거노인들이 다수가 있다면 이들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도 국가의 몫이 아닐까?


    또 한편으로는 지역사회공동체 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사회가 고도로 도시화되기 전에는 한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이웃 공동체였다. 서로가 매일 얼굴보고 안부 전하고 문안 인사하는 열린 지역사회였다. 만약의 지금의 도시 사회가 예전의 이웃 공동체성이 여전히 살아있었다면 이렇게 홀로 쓸쓸히 한 노인을 떠나 보냈을까?
    돌아가시기 전에 김 할머니는 '맛있는 것 먹고 싶다'고 자주 했었다. 그 말이 지금도 뇌에 떠오른다.
    김할머니를 저 세상으로 보내고 이제 홀로 남아 있을 이 할아버지를 생각하면 옆에서 지켜보는 우리가 오리려 안타깝다. 사무실에서 이할아버지에게 안부 전화를 하는 담당 사무국 간사의 목소리가 애절하기만 하다.

    "할아버지 오늘 잠 편히 잘 주무세요. 약주 너무 많이 하시지 마시고요. 내일 아침에 또 전화드릴께요"

     


  • 보건복지 투쟁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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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민중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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