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 주체의 목소리로, 기초법을 넘어 기본생활권으로
"기본생활권 쟁취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현실화를 위한 연석회의"(이하 기초법 연석회의)는 애초에 최옥란 열사의 농성에 결합한 몇몇 단체들이 모여 연석회의를 구성하고 기초법과 관련한 투쟁을 진행해 나가다가 2002년 하반기에 2003년 소득인정책제도의 비상식적인 기준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악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를 제안, 구성하여 활동해왔다. 공대위는 한시적으로 구성한 것이었으므로 2002년 말 공대위를 해소하고 다시 기초법 연석회의로 활동해왔다.
기초법, 여전히 투쟁이 필요하다.
기초법 연석회의에서는 기본적으로는 최저생계비 현실화요구와 더불어 자활, 의료, 교육, 노숙인, 장애인등 각 영역별, 주체별 요구안을 모아 '기초생활보장제도 제도개선 요구안'으로 정리하여 2003년 투쟁을 만들어가고 있다.
기초법 연석회의에서는 ▲수급권자의 범위와 복지예산 확대, ▲기초생활보장의 기준이 되는 최저생계비 현실화, ▲수급자 선정기준 및 생계급여 현실화, ▲자활사업의 실질화를 위한 자활지원제도 정립, ▲의료급여제도의 보장성 확대 및 빈곤계층에 대한 의료급여 수급권 부여, ▲교육급여 확대, 지원금액 현실화, ▲노숙의 기초생활보장 기준 마련, ▲장애인의 건강권과 일할권리 보장, ▲빈곤의 관리가 아닌 실질적 해결방안 마련등을 요구안으로 내놓고 있다.
기초법은 국민의 기초생활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시행 3년을 맞는 2003년까지 매년 시행령과 법안을 조금씩 변경해가면 그 개악을 거듭해 왔다. 기초법내의 독소조항과 실질적인 기초생활보장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을 그대로 남겨둔채로 말이다.
기초법 연석회의를 중심으로 모인 빈민, 장애, 노숙인, 의료급여 수급자, 자활 등 수급권 대상자 조직들은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기초법 상담과 자체 사업의 과정에서 기초법으로 보장받아야할 이들이 대다수 기초법의 보장 밖에 존재한다는 것을 목도하고 기초법에 대한 문제제기를 수없이 제기해왔다. 이제 기초법 연석회의를 통하여 주체들의 개별적인 하나하나의 요구가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기초법 연석회의의 요구안은 실제 이러한 단위들의 활동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며, 현실의 문제로서 제기되고 있다. 이들 수급권 주체들을 중심으로 기초법에 대한 투쟁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올해 2003년 기초법 투쟁에 있어서 의의라고 한다면, 수급권 주체들이 직접 나서는 투쟁이라는 점을 들수 있을 것이다.
소득인정액제도 실시로 인한 2003년 기초법의 문제점들
작년 정부는 소득인정액제도의 재산소득환산액 시행방안을 확정하였다. 소득인정액제도는 기존의 재산기준과 소득기준으로 이원화된 선정기준을 일원화시킴으로써, 합리적인 선정기준을 마련할수 있는 제도이다. 그러나 실제 2003년 제도의 적용 현실을 보면, 수급자 수를 조절하는 기제로 활용되어지고 있다.
2003년 실시된 소득인정액제도는 신규 수급자에게는 소득인정액 100%를 적용하는데 반하여 이원화된 기준에 의해 선정된 기존 수급자에 대해서는 올해 3/1을 적용하도록함으로써 기존 수급자의 급여 수준은 낮아지고, 신규수급자 선정에 있어서는 선정기준이 더욱 엄격해져서 작년 기준으로 수급자가 될 수 있었던 사람들도 올해는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소득인정액제도가 터무니없이 낮은 기본재산액과 비상식적인 초과재산의 소득환산율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게 되는 문제이다. 수급자의 총재산에서 기본공제액을 제외한 나머지 재산에 소득환산율을 곱한 금액이 소득환산액이다. 여기서 제시된 기본공제약은 농어촌은 2,900만원, 중소도시 3,000만원, 대도시 3,300만원으로 지역별 차이를 고려했다고 하나, 중소도시까지 폭등하는 전세값이나 자동차의 실거래가를 고려해본다면 기본공제약은 터무니 없이 낮게 책정되어 있다. 기본공제액이 낮게 책정되면 소득으로 환산되는 재산 규모가 커져 실제 생활과는 무관하게 수급자의 기준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소득환산율은 부동산 4.17%, 금융재산 6.26%, 자동차 100%를 적용한다. 이에 따르면, 실제로는 월소득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1천만원짜리 집이라도 있다고 한다면 월소득이 29만 천원으로 환산적용되어 수급액에서 삭감되어진다.
터무니없이 낮은 기본공제액과 비상식적인 소득환산율 적용으로 수급자에 들기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가난하게 되어야 한다. 뿐만아니라 재산기준과 소득기준은 가구원수와 전혀 무관하게 적용되고 있어 위장전입등으로 가족을 분산시켜 수급자를 유지하는 경우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작년 60세 기준으로 되어 있던 노인연령을 65세로 올려서 의료보호와 기초법 대상자를 떨어뜨리고 있다. 안그래도 열악한 노인복지의 수준을 노인연령을 조정함으로써 더욱 열악하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빈곤층 주체의 목소리로, 기초법을 넘어 기본생활권으로
2003년 기초법은 기존의 부양비간주제, 가족관계단절의 불인정, 추정소득부과등 독소조항을 그대로 두었으면서도 소득일정액제도의 시행으로 수급권자의 권리를 더욱 축소시키는 길로 가고 있다.
2003년 기초법 연석회의의 새로운 구성과 투쟁의 과정들은 각개 빈곤층의 목소리를 하나의 요구로 모아내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제 기초법의 독소조항과 장애요인을 하나씩 걷어내는 것과 더불어 빈곤층의 기본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로하는 것을 스스로 요구하고 쟁취해나가는 투쟁으로 나아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