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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7 호 - 200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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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문제점과 민중적 대안에 대하여
얼마전 집에 가보니 국민연금 통지서가 도착해있었다. 내용은 납부유예 기간이 이번달로 종료되니 다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라는 것이었다. 나는 99년말 직장을 그만두면서 실직상태에서 소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납부유예 신청을 했었고 올해로 4년째 납부유예자이다. 물론 중간 중간 아르바이트며 단체 일로 간간히 약간의 소득이 있었지만 거의 용돈 수준이었기 때문에 국민연금 보험료가 생각날만큼 여유롭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국민연금 통지서에서는 향후 31년동안 한달에 74,200원씩 납부하면 60세 이후에 약 55만원의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재가입을 요청하는 것이다. 국민연금 재납부 통지서를 들고 한참을 생각했다. 한달 74,200원을 낼것인가 말것인가? 과연 한달 55만원이 노후에 먹고 살수 있는 돈인가? 국민연금이 내 노후에 얼마나 도움이 될것인가? 짧은 시간동안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정부는 노동자들을 쥐어짜기만했지 국민의 노후를 위해서는 한푼도 낼 생각이 없다는데, 기업 역시 자본의 살찌우기만을 생각하지 노동자들의 노후에는 관심도 없고 심지어 퇴직연금제를 도입해서 더 쥐어짤 생각만 하는데 우리 서민들의 주머니는 텅텅 비어가기만 한다. 최근 정부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올리고, 급여율을 인하하겠다는 개정안을 내놓았다. 그런데 정부의 이런 개정안은 국민의 주머니를 더 털어가는 개악안이 될 뿐이다.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적 불신의 원인
지금 많은 사람들이 국민연금에 불신을 갖는 이윤는 무엇인가? 국민연금이 돈만 많이 걷어갔지 노후에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할것이라는 어떤 믿음도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매번 재정고갈 운운하면서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인상(최초 3%에서 현행 9%)해왔고 연금율(최초 70%에서 현행 60%)은 계속 낮춰왔다.
국민연금의 문제는 애초 정부가 국민연금을 제도화하려는 의도와 무관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1973년 '국민연금복지법'으로 제정되었다. 이때 정권과 자본은 경제개발에 필요한 장단기 자금을 충당할 목적으로 이 법을 만들었다. 그리고 1986년 '국민연금법'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정부는 정권의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려했다. 그 후에도 국민연금은 몇 번의 제도개선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모두 정치적 의도와 자본의 이윤율 추구 속에서 진행되왔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국민의 노후생활보장이라는 목적은 뒷전이고, 연기금의 금융투자와 노동자·민중의 주머니를 털것인가에 골몰한 것이다. 결국 이러한 제도의 역사적 배경은 국민연금 제도의 수많은 문제점을 낳았다
국민연금제도의 문제점
첫째, 국민연금의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이다. 현재 납부유예자가 41% 수준에 달하는데다가 5인미만 사업장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포함한다면 제대로 된 연금 수급자의 수는 더욱 줄어든다. 또한 납부유예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연금 수급금액은 줄어들게되서 결국 불안정한 현재의 노동조건이 빈곤한 노후를 만들게된다.
둘째, 지금의 국민연금 제도는 소득재분배 효과가 전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다. 우선,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보험료율이 동일하게 적용되어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에게는 더 큰 부담이 되고 고소득층에게는 적은 부담이 되는 것이다. 또한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22만원 소득자에게까지 보험료를 부과하는가 하면, 고소득자의 경우 360만원이 소득 상한선이다 보니 그 이상의 고소득자라고 할지라도 월평균소득360만원 수준의 보험료만 내면 된다. 이러한 불평등의 문제는 노후에도 이어진다. 연금 산정 방식이 가입자의 월평균 소득에 비례하여 산정되는 방식이다보니 오늘의 저소득층은 노후에도 빈곤하고, 오늘의 고소득층은 노후에도 부유할 수 밖에 없다.
셋째, 기업의 부담은 생색내기용이고, 국가는 책임회피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적립된 연기금은 과거 공적부문에 투자되어 원금도 찾지 못한 상태인데다가 차츰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율을 높여나간다고하며, 심지어 해외투자까지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자본에 대한 연기금을 통한 수혈에도 불구하고 현재 기업은 전체 9% 보험료의 절반 4.5%의 낮은 수준만을 부담하고 있을 뿐이다. 이와 동시에 정부는 재정고갈 운운하면서도 정작 국민의 노후를 위한 국고보조는 한푼도 없다.
국민연금의 민중적 대안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제도를 옹호하고 오히려 실질적인 노후소득보장제도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한다. 무엇보다 지금의 국민연금을 둘러싼 재정고갈 논의를 뒤엎기 위해서는 원래의 국민연금의 목적인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소득보장"의 원칙을 가지고 가야한다. 그럼으로써 지금까지 국민을 기만하고 국민의 노후를 볼모로 자본을 살찌워왔던 연기금의 금융자본화를 막고, 연금의 시장화를 막을 수 있는 길이다. 또한 부족한 재원에 대해서는 자본과 국가의 더많은 부담과 사회적 책임을 요구해야할 것이다.
그 외 제도적인 요구로서는 △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보험료율을 동일하게 하향 적용, △ 현재 360만원으로 되어있는 보험료 상한선 폐지, △ 일정 소득이하의 빈곤계층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감면, △ 연금이 노후의 안정적인 소득이 되기 위해서는 보험료 기여기록과 상관없이 모든 수급대상자들에게 평균적 수준의 소득으로 보장하는 것 등을 요구해나가야 할것이다. |
의료보장제도가 부실해질수록 돈 버는 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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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등사회를 위한 민중의료연합 |
<b>한국 의료보장제도의 과거와 현재(3)</b><BR><BR>
<b>그렇지 않아도 부실한 의료보장제도가 더욱 부실해지는 작금의 상황’은</b><BR><BR>
어쩌다 일어난 우연한 사건, 혹은 재정 적자 때문에 불가피하게 일어난 사건이 아니다. ‘의료보장제도의 부실화’는 정부와 자본에 의해 명백하게 의도된 사건이다.
건강보험이 부실해지면, 즉 건강보험의 혜택이 갈수록 줄어들고, 여기에 대한 노동자·민중의 불만과 불안이 커지면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볼 지 한번 생각해 보자. 우선 민간의료보험회사다. 지금도 건강보험만으로는 자신의 질병을 도저히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비싼 보험료 내면서 민간의료보험에 들고 있는데, 건강보험의 혜택이 더 줄어든다면 민간의료보험 입장에서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그리고 기업도 쌍수를 들어 반긴다.
민간보험회사가 대부분 대기업 소유인데다가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건강보험 보험료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의 혜택이 줄어들면 그만큼 건강보험이 필요로 하는 재원의 규모도 줄어든다. 따라서 노동자 보험료의 절반을 내고 있는 기업의 보험료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B>대형·고급병원도 건강보험 부실화를 거들 것이다.</B><BR><BR>
고가의 비급여 의료서비스 영역이 넓어지는데 이를 마다할 리 없다. '건강보험의 부실화'를 제일 원하는 것은 아마도 정부일 것이다. 건강보험의 영역과 책임이 줄어들수록 건강보험재정에 대한 부담도 적어지는데, 이를 반겨하지 않을 리 없다. 이미 정부는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만 건강보험이 책임지고, 나머지는 각자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해서 해결하는 식으로 의료보장제도를 개편하자고 수 차례 주장한 바 있다. 외국 의료자본도 건강보험 부실화를 쌍수를 들어 반길 것이다. 부실한 건강보험은 외국 의료자본이 국내에 진출해서 수익을 남기는데 있어 핵심 전제조건이다. 만약 건강보험이 대부분의 의료서비스를 보장한다면 외국 의료자본은 국내 시장에 진출할 수가 없다.
<B>그러면 건강보험이 부실해지면 손해를 보는 이는 누굴까?</B><BR><BR>
바로 노동자·민중이다. 건강보험만으로 자신의 질병을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노동자·민중은 비싼 보험료를 내면서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가 병에라도 덜컥 걸리면 집안은 순식간에 거덜난다. 건강보험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병원의 진료비는 천장부지로 오른다. 노동자·민중이 갈 수 있는 병원과 부유층이 갈 수 있는 병원은 확연하게 구분된다. 외국의 고급병원이 들어서기 시작하지만 노동자·민중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지금까지 한 말은 억지로 꾸며 만든 말이 아니다. 의료보장제도를 신자유주의 방식으로 개편한 남미 국가에서 실제로 벌어졌고,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의료’도 이윤 창출을 위한 하나의 시장일 따름이다. 여기서 ‘의료보장제도의 축소’는 이윤 창출 극대화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의료보장제도가 축소되는 만큼 시장 활동의 영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의료보장제도의 축소와 함께 공공의료기관이 민영화된다. 그리고 민간의료보험이 확대되고, 국내외 자본에 의한 의료 장악이 본격화된다.
이처럼 ‘의료보장제도의 부실화’는 불가피하거나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의도된 시나리오이며, 신자유주의의 본질적인 모습이다. 신자유주의 정부와 자본에게 건강보험재정 위기는 ‘의료보장제도의 부실’을 정당화하고, 이를 더욱 부추길 수 있는 명분을 주었다는 점에서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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