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6일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는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 교통수단 이용 및 이동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이동보장법률)>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이동보장법률공대위 법제정국위원 배융호 실장의 '이동보장법률 초안과 국회 법제실 검토안 비교' 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김정열 소장의 '편의증진법과 이동보장법률의 통합 필요성'에 대한 발표에 이어 건설교통부 육상교통기획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충북장애인인권연대, 이동권연대, 한국농아인협회의 토론이 이어졌다.
지난 3년간의 이동권연대 투쟁의 성과로서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저상버스 도입 미비, 지속되는 지하철 장애인 사고를 비롯하여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 약자들의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의 권리가 계속적으로 제약당하고 있어 이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근거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장애인이동권연대를 중심으로 공유한바 있었다. 이에 장애계와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여 이동보장법률의 입법추진을 위한 공대위를 구성하고 입법안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공대위에서는 이번 정기국회에 몇몇 국회의원과 접촉하여 의원 입법을 시도하였으나 국회 법제실 검토 과정에서 애초의 이동보장법률의 취지가 약화된 검토의견이 나와 이번 국회 상정을 보류했던 것이다.
이동보장법률은 정부의 장애인,노약자에 대한 이동보장정책이 전무한 현실에서
이를 추동할 주요한 법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의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편의증진법)>이 있으나 편의증진법이 접근권의 권리 명시, 강력한 처벌 조항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물등의 편의시설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있어 대중교통이용에 대한 보장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점, 그리고 모두 권장사항등으로 두어 실효성이 낮다는 점등의 한계로 인하여 실질적인 권리보장을 하기 어렵다. 따라서 대중교통이용에 대한 이동보장을 위해서는 이동보장법률이 또다른 축으로 제정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이동보장법률은 국민의 기본적 권리로서 이동권의 명시, 일상생활의 교통수단 종류의 확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이동정책수립, 해당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예산 수립등에 대한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의 이동보장을 위한 장기적 정책마련을 위한 (가)장애인이동정책위원회의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것들의 실질적 실현을 위해서 국민의 시정요구권과 지자체가 이동권보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건교부장관이 강제집행할수 있는 권한등 이동권보장에 대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이날 공청회를 통하여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등 다양한 유형별 장애인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유하였으며,
특히 이동보장법률과 편의증진법의 통합논의 및 건설교통부로의 소관부서 이관문제등이 집중적으로 다루어졌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의 김정열소장은 편의증진법과 이동보장법률의 통합을 주장했다. 즉 기본취지와 달리 건축물의 편의시설설치에 집중되어있는 편의증진법과 교통수단의 이용에 중점을 둔 이동보장법률의 통합해야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소관부서 이관문제에 대해서는 각각 장애인의 이동을 보장하고 대중교통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건설교통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고, 기능적으로 보았을때도 건축물과 교통을 책임지고 있는 건설교통부에서 소관하는 것이 적당하다는 논의에 이르렀다.
또한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의 이동권의 문제에 있어서는 이동접근에 대한 안내,정보등을 추가하여 편의증진법을 개선하거나 또는 다른 독립적인 법안을 마련해보는 것등의 안들이 제시되었고 이동보장법률에서는 기존법률과 중복되지 않는 선에서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들의 권리를 반영하도록해야한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다양한 의견이 오간가운데 충북장애인인권연대에서는 서울지역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활동이다보니 지역과의 소통이 절실히 필요하고 법률의 제정과정에서 순회 지역간담회, 토론회 등을 통하여 지역의 의견을 모아내고 반영하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장애인이동권연대의 3년간의 투쟁은
장애인에 대한 시혜적 동정적 인식을 장애인의 인권과 권리의 문제로 바꾸어 놓았다. 서울시에서는 이에 대응하여 저상버스 도입, 지하철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 장애인 콜택시 등을 도입하였으나 모두 법률에 근거하였다기 보다는 기존의 워낙에 열악한 장애인 이동,편의시설이었기에 이를 개선하고, 양적으로 확대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구체적 법적근거가 없는 서비스차원의 양적 확대는 어느 순간에고 다시금 사그라들 위험이 존재한다.
예산의 부족이나 여론을 미끼로나 언제든 축소되어질 수 있는 것이다. 사회적 인식 역시 권리를 명시하고 강제함으로 해서 계속적으로 지지하고 지원하여야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동보장법률의 제정은 단순한 몇마디 법안으로서가 아니라 앞으로 장애인 이동에 대한 정책을 연구하고 수립하도록 강제할 것이며, 장애인의 인간답게 살 권리를 뒷받침하는 단초가 될 소중한 투쟁의 성과물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투쟁의 성과물은 하나를 내주고 하나를 받는식의 타협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오히려 더욱 투쟁을 강고하게 지켜나감으로써 우리 손으로 만든 법이 제도화됨으로써 의미가 있을 것이다. |